현장 이야기

제목
나무 도마 만들기 체험 저마다의 조각을 완성하다
등록일
2020-11-30 오후 4:43:44

어느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혀 봅시다. 딩동댕

선택의 기로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인지라 마음에 드는 판형을 선택하는 과정은 늘 시끌벅적 수다가 함께 합니다. 절단돼 다듬어진 밑판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그에 따라 그 쓰임이 달리 예상되는 도마의 제작 과정에서 공방지기 강사의 조언은 선택의 큰 도움이 됩니다.

원하는 모양을 직접 그려서 자를 순 없나요?

문세희 과장과 송지현 대리의 ‘절단 선언’은 도마의 제작 과정을 오롯이 체험해 보고 싶은 호기심에 기인합니다. 야생의 판재를 앞에 두고 당당히 연필을 드는 두 사람이 서툰 선을 이어 갑니다. 물고기 모양을 그리는 문세희 과장과 송지현 대리는 추상적 형태로 최대한 로스를 만들지 않는 게 목적이라고 전하며 “못하는 게 없어. 재주도 좋아”라는 문혜동 본부장의 칭찬에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사진_이성원

반면 톱으로 나무를 자르는 게 무섭다는 유세정 사원은 그녀들의 용기가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저런 걸로 맞으면... 아우.” 장난기 많은 이남규 부장이 방망이 모양의 도마를 가리킵니다. “본부장님 때문이에요. 맨날 불러내시니까!!” 그의 원망 섞인 투정에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목공방의 시간이 흐릅니다.

한편 공방 지하에는 ‘윙윙’ 소리가 사납습니다. 맹렬히 가동 중인 실톱 기계, “톱날과 나무를 직각으로 놓고 살살 밀어주세요.” 빨리 하는 것보다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사의 말을 되새기며 문세희 과장과 송지현 대리가 절단을 이어 갑니다. 미세한 나무 먼지가 폴폴 공간을 메우고, 강사의 칭찬에 괜히 우쭐해 보입니다.

사진_이성원

그 시각 위층에서는 샌딩 페이퍼 작업이 한창입니다. 모양이 이미 나와있는 상태에서의 작업은 사포질이 8할이니 수시로 면을 만져 까끌까끌함이 느껴지는 부분을 집중해서 갈아주면 됩니다. 단순 반복 작업은 집중을 부르고 참여자들의 수다도 어느새 잠잠해집니다.

십시일반, 저마다의 도마가 완성되다

도마는 제작 과정에서 총 세 번의 사포질을 하게 됩니다. 거친 단면을 가다듬는 1단계 사포질과 한 번 가다듬은 면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2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을 뿌리고 건조한 후 미세하게 일어나는 섬유질을 정리하는 3단계 사포질이 그것입니다. 표면의 까끌까끌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도마. 거친 면들을 찾아 사포질을 이어갑니다.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문 본부장은 퇴직 후 손주도 봐 주고 집사람 밥도 해주고 소소하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도마를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혼자 자취 중인 유세정 사원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솔로용 도마를 제작한다며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위해 묵묵한 사포질을 이어갔습니다.

 

사진_이성원

이남규 부장은 도마의 쓰임을 정하지 못했다며 전시용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도마를 와이프가 선물 받으면 좋아할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그 때 문세희 과장과 송지현 대리가 절단된 도마 판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환호가 마치 개선장군의 금의환향과도 같았습니다.

얼추 마무리가 된 문혜동 본부장과 유세정 사원, 이남규 부장은 두 사람의 샌딩 작업에 일손을 보탰습니다. 아려오는 팔근육에 괜한 투정도 부려보고, 직접 만들어보니 그 수고를 알 것 같다는 깨달음의 시간에서 참여자들의 유쾌함이 희석되지 않습니다.

총 3단계의 사포질이 끝나고 대망의 버닝 타임. 이름 혹은 이니셜을 새겨주는 작업은 익숙하지 않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니 연습이 필수입니다. 스멀스멀 피어나는 연기에 나무 타는 냄새가 퍼지고 버닝 작업이 서툰 참여자들이 중간중간 끊긴 선을 다시금 이어 주고 있습니다.

사진_이성원

어느덧 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최종 마무리로 미네랄 오일을 도마 전체에 도포하는데 이렇게 발라진 오일은 나무의 미세 구멍 틈틈이 스며들어 나무를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기적으로 오일 코팅을 해 주는 것이 좋다는 강사의 꿀팁을 들으며 참여자들은 완성된 도마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습니다. 색다른 경험 속에 뜻 깊은 시간을 보낸 대한결핵협회 서울특별시지부와 본부 직원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갑니다.

※본 게시물은 <보건세계> 9~10월호 엄용선님의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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